[Series:] 규제의 역설 [조선시대]

한양의 쌀 값이 두배로 뛰자, 연암 박지원이 내린 처방

NEW폭우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 한복을 입은 선비가 등불을 들고 걷는 모습

하루아침 한양에서 쌀 값이 두배로 뛰다 이야기는 18세기 후반 조선의 가장 화려했던 도시 한양의 한 저잣거리에서 시작됩니다.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한 어머니는 어제와 같은 양의 엽전을 내밀었지만쌀가게 주인은 고개만 저을 뿐입니다.하룻밤 사이에 쌀값이 두 배로 뛰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조 시대 한양 사람들이 매일 마주해야 했던 끔찍한 현실이었습니다.오늘날 우리가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한탄하는 것과는비교도 할 수 없는 생존 그 자체가 …

영조 금주령이 낳은 부작용, 조선시대 지하 경제의 탄생

NEW금 간 도자기 잔에서 짙은 액체가 흘러넘쳐 어두운 바닥에 고이는 모습

조선의 하늘 아래, 술 한 잔에는 두 개의 얼굴이 있었습니다.고된 삶을 마친 백성에게는 하루의 시름을 씻어내는 위로였고,조상과 신을 받드는 제사상 위에서는 세상을 잇는 신성한 예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지배층에게는 끝없는 쾌락을 추구하는 방탕의 도구이자,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타락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품은 술을,한 명의 강력한 군주가 국가의 모든 힘을 동원해 뿌리 뽑으려 했을 때,조선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

금난전권 : 육의전과 난전의 대립과 시장 통제

NEW조선 시대의 활기찬 저잣거리 풍경으로,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다양한 물품을 사고팔며 북적이는 모습

조선의 심장, 한양의 경제를 장악하라 이야기의 장대한 서막은 1392년, 500년 고려 왕조의 깃발이 내려지고이성계가 새로운 왕조, 조선을 열었던 격동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왕조는 새로운 수도를 필요로 했습니다.오랜 논의 끝에 결정된 곳이 바로 한양, 오늘날의 서울입니다. 한양은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도시가 아니었습니다.건국의 설계자였던 정도전과 같은 혁명가들의 치밀한 계산과 유교적 이상 아래,완벽하게 계획된 인공 도시였습니다. 모든 것이 …

쇄국정책 국경을 막을수록 돈이 흘렀다 밀무역의 경제학

NEW수묵화풍으로 그려진 산길을 따라 등에 짐을 진 사람들이 오르는 동양화

빗장을 걸어 잠근 나라, 조선의 쇄국정책 조선이라는 나라의 대외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먼저 그들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성리학적 세계관을 들여다봐야 합니다.조선의 지배층인 사대부들에게 세상은 단 두 개로 나뉘었습니다.하나는 문명의 중심이자 부모의 나라인 ‘중화’, 즉 중국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 외의 모든 ‘오랑캐’였습니다. 이러한 ‘화이관’ 속에서, 외국과의 교류는 기본적으로 문명국인 조선이 미개한 오랑캐에게은혜를 베푸는 시혜적인 행위로 여겨졌습니다.상업 자체를 천시하는 정책과 결합하여, 조선이 바깥세상과의 자유로운 …

태종의 화폐 개혁, 저화 유통 강제 정책과 그 결과

NEW논에 웅크려 앉아 물속에 동전을 심고 있는 농부와 공중에서 흩날리는 지폐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화폐의 꿈 조선 왕조가 막을 연 14세기 말,한반도의 경제는 화폐 경제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혼란스러운 상태였습니다. 고려 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수탈은화폐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고려 시대에는 철전, 동전, 은병 등 다양한 금속 화폐가 있었지만그 유통은 일부 계층과 특정 지역에 한정되었습니다.대다수 백성의 일상적인 거래는 화폐가 아닌 현물,즉 쌀이나 옷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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