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에서는 이번 6.27 대책이 과거의 규제 위에 새로운 규제를 켜켜이 쌓아 올린 강력한 다중 필터 시스템이며, 그 탄생 배경에는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가 있었음을 분석했습니다. 이 정교한 규제 시스템은 이제 우리 사회의 오랜 욕망이었던 똘똘한 한 채 전략을 직접 겨냥하며, 서울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를 근본부터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2부에서는 이 강력한 다중 필터 시스템이 똘똘한 한 채 전략의 핵심인 레버리지 사다리를 어떻게 무력화시키고, 그 결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분화되고 재편될 것인지 심층적으로 전망합니다.
4장: ‘똘똘한 한 채’ 전략의 해체 – 레버리지 사다리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과거의 똘똘한 한 채 전략: 최대 한도 대출 활용법
6.27 대책의 파괴력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이전의 시장 환경,
즉 윤석열 전 정부의 규제 완화 시기(2022년 12월 ~ 2025년 6월)를 복기해볼 필요 있습니다.
당시 15억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가 해제되면서, 똘똘한 한 채를 향한 여정,
즉 레버리지를 이용한 상급지 갈아타기가 다시 활발해졌습니다.
당시 시장 참여자들이 활용했던 방법은 다음과 같은
최대 한도 대출 활용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주택담보대출의 최대화: 목표 주택에 대해 허용된 LTV(통상 50%)와 DSR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습니다. 이때, DSR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만기를 40년, 50년으로 늘려 월 상환액을 줄이는 방식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 가용 신용대출의 총동원: 주담대로도 자금이 부족할 경우, 본인과 배우자의 신용을 총동원해 각각 허용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신용대출을 받아 마지막 틈을 메웠습니다.
이처럼 기존 규제 하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은 여러 금융 기법을 동원해 아슬아슬하게 레버리지 사다리를 오르고 있었습니다.
6.27 대책의 정밀 타격: 새로운 필터는 어떻게 기존 전략을 무력화하는가
이번 6.27 대책은 바로 위에서 언급된
최대 한도 대출 활용 전략의 각 단계를 정밀하게 타격하여 무력화시킵니다.
- 만기 연장 전략의 무력화: 신설된 대출 만기 30년 제한 필터는 DSR 규제를 우회하던 가장 핵심적인 통로를 차단합니다.
- 신용대출 총동원의 무력화: 차주별 연소득 이내 신용대출 한도 필터는 마지막 자금줄이었던 신용대출의 규모를 대폭 축소시킵니다.
- 주담대 자체의 규모 축소: 6억 원 한도라는 절대적 상한선 필터는, LTV가 아무리 높아도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모 자체를 묶어버립니다.
구체적 사례로 본 전략의 붕괴 과정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40대 맞벌이 부부가
15억 원짜리 서울 마포구 아파트로 이사를 계획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들의 합산 연봉은 1.5억 원입니다.
- 6.27 이전 계획
- 주담대: LTV 50%를 적용, 40년 만기로 7.5억 원 대출을 계획합니다.
- 신용대출: 부부가 각각 1억 원씩, 총 2억 원의 신용대출을 받습니다.
- 필요 현금: 15억 – (7.5억 + 2억) = 5.5억 원
- 6.27 이후 현실
- 주담대: LTV 70%(생애최초 가정)를 적용하면 이론상 10.5억 원이지만, 6억 원 한도 필터에 막혀 최대 6억 원만 가능합니다.
- 신용대출: 부부 합산 연봉 1.5억 원 이내, 즉 최대 1.5억 원만 가능합니다.
- 필요 현금: 15억 – (6억 + 1.5억) = 7.5억 원
결과적으로 이 부부에게 필요한 현금은 5.5억 원에서 7.5억 원으로 2억 원이나 급증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필터들은 기존의 생존 전략들을 하나씩, 그리고 동시에 무력화시킴으로써
똘똘한 한 채로 향하는 레버리지 사다리 자체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것입니다.
5장: 서울 부동산 시장의 계층 분화: 두 개의 세계, 두 개의 운명
똘똘한 한 채 사다리가 무너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뚜렷한 계층적 분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강남 4구: 현금 부자들의 성과 변질된 상승의 의미
이 지역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여 거래가 쉽지 않았지만,
6.27 이전에는 LTV 50% 규정으로 20억짜리 아파트에 이론상 10억 원의 대출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6억 원 한도가 새로 적용되면서, 잠재적 대출 가능액이 4억 원이나 줄어든 것입니다.
이는 이 지역을 더욱더 현금 부자들만의 시장으로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이러한 규제의 중첩은 강남 4구를 외부와 고립된 시장으로 만듭니다.
앞으로 이 지역의 가격 상승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이는 시장 전체의 건전한 가격 상승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특정 소수 간의 거래로 형성되는 강남의 신고가는
이제 대중 시장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그들만의 리그에서 만들어지는 상징적인 가격일 뿐입니다.
따라서 강남 불패라는 말은 앞으로도 계속 들릴 수 있겠지만, 그 의미는 과거처럼
시장 전체를 이끄는 선도적 지표가 아니라
유동성이 크게 제약된 채 소수만이 거래하는 고립된 시장의 가치로 변질될 것입니다.
서울 2급지: 키 맞추기 하락 압력과 딜레마
이들 지역은 똘똘한 한 채 전략의 주 무대였습니다.
15억 원 이하 주택이 많아 대출을 활용한 진입이 가능했고,
40~50년 만기 상품과 고액 신용대출이 총동원되던 격전지였습니다.
이 지역의 높은 가격은, 대출이라는 거대한 수요와
언젠가는 강남으로 갈 수 있다는 징검다리로서의 프리미엄에 의해 지탱되었습니다.
이번 6.27 대책의 새로운 필터들(6억 한도, 30년 만기 등)은 바로 이 시장의 심장부를 직접 겨냥합니다.
부동산 시장에는 상급지가 오르면 하급지가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따라 오르는 키 맞추기 상승 현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번 규제는 최상급지로의 사다리를 끊어버림으로써,
2급지 시장에 키 맞추기 하락 또는 프리미엄의 소멸 압력을 가하게 될 것입니다.
즉, 강남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불했던 웃돈이 더 이상 정당화되지 않으면서
그 지역 본연의 입지적 가치에 맞게 가격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대출 규제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서는 10억~15억 원대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급감하고 상당 기간 가격 조정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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