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누적 효과 시장을 바꾸는 힘
부동산 시장의 온도는
단 한 해 공급량만으로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마치 한 방울 물이
거대한 바위를 변화시키듯,
몇 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인
공급의 많고 적음이
결국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거대한 힘입니다.
바로 ‘공급의 누적 효과‘.
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 숨겨진 힘을 이해하면,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파도를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동산 뉴스를 보면
“올해 아파트 공급량이 많다, 적다”
이런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그 해의 공급량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시장의 큰 그림을
놓칠 수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지난 몇 년간 공급 상황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낸
‘총량’의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이 ‘누적 효과‘가
어떻게 시장을 움직이는지,
그 원리를 알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질 수 있습니다.
공급 누적 효과란 무엇인가
공급의 누적 효과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매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적정 수준의 새집 물량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어떤 해에는
이보다 더 많은 집이 공급될 수도 있고
(공급 과잉)
어떤 해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공급될 수도 있습니다.
(공급 부족)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공급의 많고 적음이
단 한 해로 끝나지 않고
마치 저금통에 동전을 넣거나 빼듯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쌓여나갈 때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게
커진다는 것입니다.
한 해 정도 공급이
조금 많거나 적다고 해서
시장이 갑자기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균형이 3년, 4년,
혹은 그 이상 지속되면,
마치 작은 눈덩이가 계속 구르면서
거대한 눈사람이 되듯,
시장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부동산 공급의
‘누적 효과‘입니다.
공급 부족 누적과 숨겨진 수요의 폭발
만약 몇 년 동안 연속해서
시장에 새 집 공급이
부족했다고 상상해 봅시다.
첫해에는
“새 집이 좀 부족하네”
정도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계속해서
필요한 만큼의 새 집이
지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런 시기에는
당장 새 집으로 이사 가지 못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기존의 낡은 집에 머무르거나,
상대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주거 환경을 감수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속에는
“언젠가는 꼭 새 집으로 이사 가야지!”
하는 바람이
차곡차곡 쌓여가겠죠.
이것이 바로
‘숨겨진 수요’ 또는 ‘대기 수요’입니다.
이렇게 몇 년간 공급 부족이 누적되면,
시장에는 엄청난 양의
‘숨겨진 수요’가 쌓이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새 아파트 공급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동안 새 집을 기다려왔던
이 ‘숨겨진 수요’가 한꺼번에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생각보다 훨씬 뜨거운 청약 열기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과거 평균 수준의
새 집이 공급된다고 해도,
그동안 쌓였던 부족분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죠.
과거 2010년대 중반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배경에도,
그 이전 몇 년간 지속되었던
심각한 공급 부족의 누적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공급 과잉 지속과 미분양의 무게
이번에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만약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새 집이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공급된다면
어떤 특징이 나타날까요?
첫해에는
“와, 새 아파트가 정말 많네!
골라 들어갈 수 있겠다!”
하고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급 과잉이
2년, 3년 계속되면,
시장에는 팔리지 않고 남아도는 새 집,
즉 ‘미분양 아파트’가
점점 쌓이게 됩니다.
이 미분양 아파트들은
마치 시장 전체를 무겁게 짓누르는
보이지 않는 ‘짐’과 같습니다.
건설사들은 어떻게든
이 미분양 물량을 팔기 위해
가격을 할인하거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려 할 것이고
이는 주변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집을 산 사람들은
“혹시 우리 집값이 더 떨어지는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고
새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매수를 늦추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공급 과잉이 누적된 시장은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시기에는
비교적 덜 선호되는 지역의
오래된 주택들은 빈집으로 남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누적 효과를 읽는 눈 과거 데이터의 중요성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공급의 누적 효과‘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한 해의 공급량 통계만 보고
성급하게 시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마치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한 번의 혈압 측정치보다는
평소의 생활 습관과 과거 병력을
함께 고려하는
의사 선생님처럼 말이죠.
부동산 공급 데이터를 볼 때도
최소한 지난 3년에서 5년,
길게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공급량이 시장의 적정 수요에 비해
많았는지, 아니면 적었는지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년 10만 채의 새 집이 필요한 도시에
최근 3년간 매년 8만 채씩만 공급되었다면,
총 6만 채의 누적된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고 단순하게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년 12만 채씩 공급되었다면,
총 6만 채의 누적된 공급 과잉이
발생한 것이죠.
최근에는 많은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들도 이런 공급의 누적 효과에 주목하여
몇 년 치의 평균 공급량을 계산하거나
특정 기간 동안의 누적 부족분
또는 과잉분을 추정하여
시장을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시장의 장기적인 흐름과 체력을
파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접근법입니다.
과거에서 배우는 누적 공급의 교훈
역사적으로 볼 때,
부동산 시장의 큰 상승기나 하락기 이전에는
어김없이 몇 년간의 공급 부족
또는 공급 과잉이 누적되었던
시기가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잠깐 언급했던
2010년대 중반의 주택 시장 상승세는
그 이전에 있었던
2010년대 초반의 심각한 인허가 가뭄
즉 공급 부족이 몇 년간 누적된 결과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당시 누적된 공급 부족은
결국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이죠.
이처럼 과거의 사례들은
현재의 공급 상황이
미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만약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에도 몇 년간 지속된
공급 부족이나 과잉이 있다면
이는 분명 몇 년 뒤 부동산 시장의 모습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공급 통계를 볼 때는
항상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는가?”라는 질문을
함께 던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긴 호흡 누적 효과에 답이 있다
오늘은 부동산 공급의
‘누적 효과‘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한 해의 공급량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시장의 깊은 흐름과
장기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이 ‘누적 효과‘를 통해 엿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마치
거대한 강물과 같습니다.
잔잔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거센 물결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가뭄이 들기도 하며,
때로는 넘쳐흐르기도 합니다.
이런 강의 수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빗물의 양
즉 공급의 누적 효과인 것입니다.
이 원리를 이해한다면
여러분도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인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보다 긴 호흡으로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갖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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